Goldwin Japan Stories

Goldwin Japan Stories

독특한 드라이 감촉과 내구성을 갖춘,
‘종이실’ 양말이 만들어지기까지

Paper Fiber Socks

Goldwin의 고기능 양말 라인업 중에는 ‘페이퍼 파이버(Paper Fiber)’라는 독특한 이름을 가진 상품이 있다. 이름 그대로 종이 실로 만들어진 이 양말은 기획 개발부터 제조에 이르기까지 일본의 기술을 집결시켜, 수차례의 시행착오를 거쳐 탄생한 메이드 인 재팬의 장인정신의 산물이다.
그런 고기능 양말이 탄생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Edited by PAPERSKY

“Goldwin”의 개발 현장에서는 매일 일본 각지의 공장과 소재 제조업체들에 의해 새로운 소재와 첨단 기술의 업데이트가 이루어지고 있다. 상품 기획 매니저를 맡고 있는 히라야마 소이치 씨에게 나라현에 있는 니트 공장에서 어떤 신소재에 관한 정보가 전해진 것은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이었다.
“들어보니 땀에 젖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뛰어난 드라이 감촉을 지닌 소재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소개해준 곳은 나라현에 있는 기능성 스포츠양말 전문 니트 공장으로, 고도의 봉제 기술을 갖춘 믿을 수 있는 제조 파트너였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습니다. 운동 중 땀을 흘리면서도 신발 안에서 건조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거든요.”

실제로 트레일에서 샘플을 테스트해보고 그 가능성을 느꼈다는 히라야마 씨.

이 소재로 제작한 양말 샘플을 신고 트레일을 달려본 히라야마 씨는 깜짝 놀랐다. 일부러 한쪽 발만 물웅덩이에 담근 채 달려봤는데, 10분쯤 지나니 어느 쪽 발이 젖었는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신발을 벗고 양말을 만져보니 양말은 흠뻑 젖어 있었지만, 발의 감촉은 여전히 뽀송뽀송하게 건조한 상태였던 것이다.

“그 소재가 바로 종이실이었습니다. 필리핀산 마닐라삼(아바카)이라는 다년생 식물의 잎집에서 채취한 섬유를 원료로 사용하고 있는데 특징은 단단함과 특유의 거칠거칠한 질감이에요. 마치 마(麻) 같은 느낌이지만 더 쿨하고 바삭한 촉감이 있어서 그 감촉이 피부에 닿았을 때의 드라이한 느낌으로 이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빠르게 마르는 ‘속건성’이 있다는 건 아니지만 이 종이실은 ‘젖음’이라는 불쾌한 감각을 크게 줄여줄 수 있지 않을까—그런 가능성을 느꼈죠.”

이것이 바로 마닐라삼. 뛰어난 강도와 통기성 같은 기능적 측면뿐만 아니라, 생분해성이 뛰어나고 2~3년이면 성장해 수확이 가능한 환경 부담이 적은 식물이다.

”애초에 항균성과 탈취성에 뛰어난 종이는 일본의 다습한 기후에 잘 맞는 소재로 후스마(襖, 미닫이문)나 쇼지(障子, 종이 창문) 등 일본의 생활 속에서 다양하게 활용되어 왔습니다. 그렇다면 여름철에 피부에 직접 닿는 아이템에 더없이 적합한 소재일지도 모른다—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종이실을 활용한 양말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된 것이죠.”

종이실 양말의 생산을 맡은 나라현의 니트 공장 ‘키타이’는 기후현에서 오랜 세월 연사(실 꼬기) 가공 기술을 연구해온 ‘도요산업’과 손을 잡았습니다.
원래 양말을 편직하려면 부드럽고 적당한 신축성이 있는 실이 적합합니다. 그러나 단단하고 강도가 높은 종이실은 니트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소재로, 니트용 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고도의 합사 및 연사 기술력이 필요했던 것이죠.

줄지어 늘어선 합사기.
연구와 경험을 바탕으로 실의 장력(팽팽함)과 꼬임 횟수를 조절하며, 서로 다른 두 가닥의 실을 하나로 합쳐 나간다.

“강성이 높다는 건 곧 잘 늘어나지 않는다는 뜻이기 때문에, 이 상태로는 매우 편직(짜기)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신축성이 뛰어난 나일론 섬유와 합사하기로 했죠. 종이실과 나일론실을 함께 꼬아줌으로써 편직이 쉬워지고, 실로서의 강도 또한 훨씬 향상됩니다.”

종이실과 나일론실이라는 서로 다른 성질의 두 가닥 실을, 장력을 고르게 맞추며 감아간다.

“하지만 강도와 특성이 전혀 다른 실을 균일하게 꼬아내는 일은 매우 어렵습니다. 종이실은 지난 15년 사이에 개발되기 시작한 소재이지만, 아직까지도 제품화가 많이 이루어지지 않은 이유는 제품으로 만들 수 있을 만큼의 품질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는 저희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마침내 드라이한 감촉과 부드러운 질감을 겸비한 실을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 도요산업 공장장 안도 마나부 씨

이것이 바로 종이실과 나일론실을 꼬아 완성한 실이다. 매우 가볍고 단단한 것이 특징이다. 이 실은 니트 공장으로 보내져 양말 편직에 사용된다.

도요산업에서 꼬은 실로 양말을 편직하는 곳은 ‘키타이’다. 원래 종이실에 관한 정보는 다른 곳에는 없는 스포츠 양말 개발을 목표로 하는 ‘Goldwin’에 키타이가 제공한 것이다.

“원래 종이실을 사용한 제품은 저희가 제안한 것이기에 편직의 어려움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 도요산업 덕분에 다루기 쉬운 실이 되긴 했지만, 그래도 제품화하기 위해서는 다른 소재에는 없는 여러 공정이 필요했어요. 편직할 때 기계에 실을 끼우는 방법을 고안하거나, 장인을 통해 실의 장력을 세밀하게 조절하는 등…”
— 키타이, 기타 토모후미 씨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젝트는, 키타이의 기술 개발 측면에서도, 그리고 종이실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면에서도 큰 성과를 거둔 프로젝트가 되었다고 한다.

서로 다른 실과 조합하고, 실의 상태를 확인하며 고도의 편직 기술로 한 켤레씩 정성스럽게 짜 내려간다.

이렇게 완성된 ‘페이퍼 파이버 삭스’는 드라이한 감촉뿐만 아니라 높은 내구성까지 갖춘 하이스펙 아이템으로 완성되었다.

“키타이로부터는 실을 좀 더 부드럽게 만들어 착용감을 개선하자는 제안도 받았지만, 저희는 일부러 내구성을 중시하기로 했습니다. 운동선수들의 피드백에서도 매일 신는 양말에는 내구성이 꼭 필요하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골드윈 내부의 내마모성 테스트에서 ‘페이퍼 파이버 삭스’는 일반 스포츠 삭스보다 5배 이상 뛰어난 내구성을 기록했다.
드라이한 감촉을 유지해야 하는 발바닥 부분과 쉽게 닳는 뒤꿈치에는 드라이하고 튼튼한 종이실을 사용하고, 발목 부분에는 피부에 부드러운 나일론 실을 사용하는 등, 서로 다른 소재를 적절히 조합해 양말로서의 쾌적함도 실현했다.

Goldwin만의 독특한 특징은 종이실 양말에 적용된 발바닥 아치 서포트 기능이다. 테이핑 구조로 아치를 지지해 주는 이 기능은 착지 시 몸에 가해지는 충격을 완화하는 서스펜션(완충 장치) 역할을 하며, 무릎과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주고, 동시에 탄력성으로 추진력을 더해준다.

높은 연사 기술과 편직 기술, 일본 제조 공장이 지닌 고유한 기술력, 그리고 Goldwin의 제작에 대한 집념. 이 모든 요소가 결합하여 ‘페이퍼 파이버 삭스’가 탄생한 것이다.

발목, 뒤꿈치, 발가락 등 부위별로 실을 달리해 편직한 ‘페이퍼 파이버 삭스’.

이런 높은 기능성은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에게도 지지를 받고 있다. 노르딕 복합 스키 선수 와타나베 아키토 선수도 그중 한 명이다. 오프 시즌이 다가오는 지금, 와타나베 선수는 써머 점프나 롤러 스키 같은 경기 기술과 체력을 강화하는 훈련뿐 아니라, 트레일 러닝, 로드 바이크 등 여러 스포츠에 열정적으로 임하고 있다. 때로는 경기에도 출전하는 이런 스포츠 현장에서 ‘페이퍼 파이버 삭스’가 매우 유용하다고 한다.

고향인 나가노현 하쿠바무라의 트레일을 달리는 모습. 오프 시즌 와타나베 선수의 훈련 모습이다.

“매일같이 산속을 달리거나 자전거로 힐클라임을 하는 등 그런 오프 시즌 훈련에서 가장 빨리 닳는 게 바로 양말입니다. 매일 신는 거니까 내구성도 중요하지만 착용감도 무시할 수 없죠. ‘페이퍼 파이버 삭스’는 매일 신어도 쉽게 망가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땀을 많이 흘리는 더운 날씨에도 쾌적한 드라이 감촉을 유지해 줍니다.”

물웅덩이나 진흙도 걱정 없다. ‘페이퍼 파이버 삭스’는 트레일의 다양한 환경에도 잘 어울린다.

“종이로 만들어졌다고 들어서 와시(일본 전통 종이)를 떠올리며 불안했지만, 실제로 신어보니 ‘처음에는 단단함을 느끼지만 신다 보면 발에 딱 맞게 익습니다. 정말 종이로 만든 게 맞나 싶을 정도로 튼튼한 소재이고, 특히 트레일을 달릴 때 편안함과 든든함을 느낍니다.’ 지금은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습니다.”

그런 운동선수들의 피드백을 받으며, 히라야마 씨와 개발팀의 동기 부여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이 소재의 특성을 살려, 시원하고 옷 속의 습기를 제거해 주는 여름용 의류를 개발 중입니다. 첫 번째 제품으로 이번 여름에는 종이실을 사용한 여름용 리커버리웨어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스포츠뿐만 아니라 더 폭넓은 상황에서 종이실의 특성을 체감할 수 있길 바라는 Goldwin개발팀. 스포츠부터 일상까지, 다양한 장면으로 확장될 페이퍼 파이버의 가능성에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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